책소개
“뇌성마비 장애인이 대학 강단에 선다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 그 한 문장을 좇아왔을 뿐.”
저자는 아주 어릴 때부터 커서 교수가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언어장애가 있는 저자에게 이는 어쩌면 비현실적인 꿈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 계단씩 계단을 오른 끝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그런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는 케케묵은 격언이 감동으로 와 닿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게 마련이지만, 무의미하게 보내기 쉬운 하루하루를 작은 실행들로 채우다 보면, 언젠가는 꿈꾸던 하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아.
세상은 스스로를 믿는 만큼만 길을 내주거든.”
언어장애와 지체장애는 뇌성마비 장애를 진단받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저자를 따라다닌다. 하지만 저자는 한번도 주어진 운명에 체념한 적이 없다. 할 수 있다는 자기 주문과 자기 긍정으로, 언제나 행복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어릴 적 체육시간에는 뜀틀 앞구르기를 성공하기 위해 이불을 앞에 깔고 수백 번의 연습을 했고, 미국 유학 초기 시절에는 컴퓨터 자판 치는 법도 몰랐지만 이를 악물고 밤새 프로그램을 짰다. 컴퓨터 공학에서 교육학 박사 과정으로 전공을 바꾼 후에는 토론 위주의 수업에 새삼 그녀의 높은 언어장애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의사소통 보조기기와의 운명적 만남과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한국 뇌성마비 장애인 여성 최초 해외 박사 학위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내고,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는 따뜻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막연히 행복을 기다리는 삶이 아닌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드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겼냐는 아이들의 호기심,
함께 사는 세상이라 말해주세요.”
결혼 후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저자에게 세상은 좀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편견으로 가득 찬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곳임을 여실히 느끼게 된 것. 특히 아이들에게 자신의 장애를 솔직히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지금 가고 있는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졌다. 또한 저자가 몸담고 있는 보조공학이란 학문이 어떤 것이고, 보조공학의 발전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 소개하여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목차
프롤로그 ∥ 단 한 사람에게라도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추천의 글 ∥ 10년이 한결 같은 열정과 성실함
하나. 당신들이 있기에, 나는 더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어느 날 18
생선을 많이 먹는데, 왜 머리 상처가 낫지 않아? / 엄마도 다른 엄마와 똑같단다 / 있는 그대로 받아줘서 고마워
웃음거리 여덟 살 꼬마가 강단에 서기까지 27
‘뻔순이’ 딸의 초등학교 입학식 / 전 세계 학자들을 울린 45분간의 연설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존재란다 35
화려한 무대 주인공에서 동화책 읽는 엄마로 / 유선아, 일어나서 한번 걸어봐라 / 자랑스러운 내 딸, 내 동생, 내 누나 / 아버지는 그 집의 수위를 하마
작은 하루하루로 기적을 만드는 법 49
교수가 되라는 그 말 / 하느님은 정유선만 편애하신다?
수면 아래의 물갈퀴가 없다면 백조의 우아함도 없다 55
매주 세시간 강의를 위한 일주일의 준비 / 나를 강단에 서게 만드는 원동력
아이, 내게 찾아온 또 하나의 기적 65
하빈이를 처음 만난 날 / 나를 믿는 아이의 눈망울에 / 보조공학을 향한 무모한 도전
둘. 긍정의 눈으로 보기에, 한걸음씩 내딛을 용기를 얻습니다
운명, 나는 네게 등을 돌리지 않는다 78
세 살배기 쥐방울이 사는 법 /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순간, 유학 초기 / 운명아, 덤벼라!
작은 기기 하나로 세상과 소통하다 90
박사 과정에서 맞닥뜨린 일생일대의 위기 / 의사소통 보조기기, 희망을 말하다
지원군은 당신 가까이에 있다 99
입학 첫날의 신기한 아이 / 너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잖아
긍정의 힘은 어둠도 밝힌다 108
한밤의 피아노 콘서트 그리고 친구들 / 나는 파트타임 학생, 오버타임 엄마
사랑, 세상의 편견에 맞서다 117
엉뚱했던 인연이 사랑으로 / 제가 선택한 사람을 믿어주세요 / 드디어, 결혼 시작! / 내 손을 잡아줘서 고마워요
셋, 불가능을 믿지 않기에, 내 앞의 길은 열려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너 하고 싶은 일을 하렴 144
나는 언제나 ‘발표 열외 학생’ / 처음으로 일어나 책을 읽던 날 / 내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
꼴찌라도 포기하지 말고 달려라 151
나에게 기적이란 뜀틀 앞구르기 / 악바리 정유선의 체력장 도전기 / 너는 달리기 안 해도 돼
편견의 벽에 균열을 내고 싶다 161
공부는 나의 힘 / 단 한 사람의 편견이라도 깨뜨릴 수 있다면 / 세뇌시키는 세상에 한 방을 날려라
쉼 없는 도전으로 달려온 나날 170
예빈이 출산 프로젝트 / 산 넘어 산, 험난했던 박사 논문 준비 / 닥터 정, 축하해요
세상은 함께 사는 거라고 말해주세요 184
저 아줌마, 무섭게 생겼어 /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작은 노력
넷.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개미만큼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아직은 나의 몫이 아닌 것들 192
엄마는 왜 장애인 화장실을 사용 안해요? / 누나, 장애인 주차증 없어?
인생에 단역은 없다 199
그해 겨울, ‘행인1’의 추억 / ‘인간탁자’가 어때서?
장애인 엄마, 자원봉사에 나서다 206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 / 아이들의 악의 없는 호기심 / Everybody is Special
세상은 나를 긍정하는 만큼만 217
잘못 배달된 이메일 한 통 / 긍정 바이러스의 힘
내가 가고 있는 길, 내가 가야 할 길 226
엄마를 죽이면 암살범?/ 톱니바퀴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