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김의숙
무안하다. 뭐 이렇다 하게 이룬 게 있어야 의미 있게 혹은 재미나게 써볼 텐데, 누구나가 대개 한 번씩 하는, 태어나서 밥 먹고 자고 결혼하여 애 낳는 것 외에 특별히 한 게 없어서 새삼 무렴하고 반성이 되고, 적을 것도 없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끄럽다.
하나 다른 게 있다면, 가장 꽃다운 나이 열아홉 되던 해 5월 18일, 광주 무등경기장 옆에 살았다는 이유로 볼 것 못 볼 것 다 듣고 보며 인간의 이중성, 한계 등에 대한 생각을 아프게 좀 많이 했다는 점 정도다.
그리고 그 생각은 훗날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앞에 서게 했고 곧 매료되었다. 답이 있을까 싶은 질문들을 가득 짊어진 채 밤마다 놋거울 닦듯 청춘을 보냈으니 그런 처녀가 무슨 생기가 있고, 일을 이루고, 꽃처럼 예뻤겠는가? 우중충했다.
그때 했던 고민들이 어설프게 문자화된 게, 1991년 「낙조」이고, 1992년 「꿈」이다. 그 두 번이 마중물이 되어, 제법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젠 뭔가 묻기보다는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연필을 잡았다.
녹차가 많이 나는 보성과 순천, 광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직장 따라 서울로 올라와, 지금까지 그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빅뱅 직전의 십 대 두 아이를 키우며 겨우겨우 힘들게 지내고 있다.
E-mail : softhanna@naver.com
목차
부재(不在)………………………………… 무엇이 없는 걸까
동거……………………………………………… 새로운 시도
나쁜 해법……………………………………… 어긋난 이해
배타(排他) …………………………………………… 두 마음
거울……………………………………………… 정직한 고백
누이들 ……………………………………… 또 다른 아픔들
실마리 ………………………………… 상실을 알아차리다
갈등………………………………………… 선택의 길목에서
재회 ……………………………………… 완성을 향한 도정
쉰들러 리스트 ……………………………………… 기적
새 인연………………………………… 우연을 가장한 필연
사랑 ……………………………… 사람에게 있어야 하는 것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