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의 마지막 편지, 나를 닮고 싶은 너에게
추사를 추사답게 만든
다섯 가지 인생의 지침을 배운다!
조선 최고의 예술가, 추사에게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운다!
추사 김정희金正喜는 19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북학사상을 적극 도입한 학자다. 그는 왕실의 내척 집안 출신으로, 여러 관직에 오르며 정치적으로도 활발히 활동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세도정치를 주도한 안동 김씨 세력을 비판하다 모함을 받아 유배를 가는 등 인생의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추사체’는 제주도 유배 시절에 완성한 것이며, 평생의 역작으로 손꼽히는〈세한도〉또한 이 시기에 남긴 작품이다.
그렇다면 추사는 외롭고 힘든 유배 생활을 견디면서도 어떻게 자신의 길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인생의 시련 앞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생을 헤쳐 나아간 추사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실제 추사가 남긴 서신과 서화를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 그려낸 한 편의 팩션faction이다. 그러나 단순히 등장인물과 줄거리 중심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교훈을 찾고, 우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른바 ‘인문실용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2007),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2009) 등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의 삶과 성찰을 담아 인문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실용성을 결합한 글을 써왔다. 이 책 또한 이러한 요소를 똑같이 갖추고 있다. 즉 추사의 삶을 담담히 서술하면서, 삶ㆍ사람ㆍ사물을 대하는 지혜와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동시에 아들을 향한 부성애, 자아성찰,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등 여태껏 잘 알지 못했던 추사의 인간적인 면모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차갑고 냉정하게 아들에게 전하는 추사의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삶의 위기상황에서, 또는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사, 냉정한 훈계 속에 감춘 진심을 아들에게 전하다
저자는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추사의 유배생활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간결하고 서정적이며 세련된 필치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화자인 ‘나’는 추사이며, ‘너’는 소심하고 나약한 성격의 서얼인 아들이다. 거친 풍랑을 거쳐 유배지인 제주에 도착한 추사는 문득 ‘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서화를 남길 정도로 자신을 동경하기만 할 뿐 스스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아들을 떠올린다. 모든 면에서 냉정하고 비판적이었던 추사에게 유약한 아들의 모습은 사회적 차별을 받는 서얼이라는 점을 배제하더라도 위태롭고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 책에 서술된 추사는 아들뿐 아니라 주변사람에게도 좀처럼 마음을 열거나 호평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냉정한 성격은 곧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 그 냉정함 속에는 미처 말하지 못한 애뜻한 마음과 진심어린 걱정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추사의 또 다른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의 가르침 속에서 위기와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 걱정과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 사람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 예술과 인생의 정도를 찾는 방법 등 인생에서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독자가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추사를 추사답게 만든 특별한 인연들
그와 인연을 맺은 인물들과 얽힌 에피소드는 무엇이 추사를 위대한 예술가이자 학자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예다. 감시자이자 동행자였던 의금부도사와 나눈 농담,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며 그의 무고를 알리려 했던 권돈인과 조인영과의 우정, 정약용에게 보낸 수선화와 고려청자에 담긴 의도, 박제가와 스승을 맺게 된 인연, 초의스님과 옹방강, 왕희지, 예찬, 황공망 등 그가 흠모한 스승들, 소치 허유를 제자로 맞이한 까닭, 이상적의 헌신과 평생의 걸작 〈세한도〉에 숨겨진 비밀 등 추사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과의 일화를 통해 그가 인생을 이해하고 성찰하게 된 계기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에는 ‘추신’을 덧붙여놓았다. 추사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정리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장치다. 이 책의 뒷부분에 실은 ‘주요 인물 소개’와 ‘추사 김정희 연보’ 또한 각 에피소드에 등장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인생의 해결책을 찾기 전에 자신의 나약한 내면부터 단련시켜라
삶이 힘겹다고 느낄 때,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해결책을 찾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삶의 조언을 구하거나 가르침을 얻더라도, 자신의 내면이 단단하지 못하면 그 가르침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모든 일에 엄격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던 추사는 아들의 약한 마음을 감싸주거나 어루만져주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튼튼하게 단련할 수 있는 말의 힘을 가르쳐주었다.
인생의 고비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과거나 지금이나 결코 다르지 않다. 때로는 혹독하고 냉정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다정하게, 진심어린 충고와 훈계를 서슴지 않은 추사의 가르침은 현재 우리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험난한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다섯 가지 가르침!
하나, “혹독한 관리의 차가운 손을 기억하라”
위기와 절망에 처했을 때, 그 상황을 두려워하지 말고 초연한 자세를 유지하라. 꿋꿋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되, 차가움 그 이면에 있는 따뜻함은 잊지 마라.
둘, “사물의 올바른 위치를 기억하라.”
걱정과 불안 때문에 흔들릴 때,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의 순서를 기억하라. 눈에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지 말고, 머뭇거림과 의심의 시간을 없애라.
셋, “아랫목이 그리우면 문부터 찾아서 열어라.”
어떤 목표를 실현하고 싶을 때, 현실적으로 너를 도울 수 있는 사람부터 찾아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핵심을 파악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놓치지 마라.
넷, “맹렬과 진심으로 요구하라.”
사람에게 신뢰를 얻고 싶을 때, 너의 진심과 정성을 먼저 표현하라. 나에게 요구하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타인에게 진심을 정확히 전달하라.
다섯, “너의 《세한도》를 남겨라.”
예술과 인생의 정도를 알고 싶을 때, 맹렬한 진심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부터 생각하라. 그들을 향한 다짐을 작품으로 남기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