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찾아 나서다
때로는 감성적인, 때로는 동화적인
강정이의 수필은 '감성의 언어'로 빚는다는 것이다. 마치 무당처럼 은밀과 신비를 간직하고 있어서 사물과 통하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안다. 유달리 교감 신경이 발달한 사람은 달, 별, 나무와도 곧잘 통할 뿐 만 아니라, 자기만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혼자 중얼거리듯 주술처럼 발현되기도 하는 이런 언어는 영적인 세계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런 교감 신경이 발달한 사람은 외톨이이거나, 고독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바깥보다도 용케도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이 있어서 남들이 모르는 세계를 발견해낼 줄 안다. 잠재의식에 흐르는 생명률生命律을 감지하고 그 음音을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졌다.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매우 감성적이어서 논리나 지식의 나열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사와 삶의 주변에서 소재를 택하고 있으나, 자연과 연계하여 서정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그 서정의 세계도 자신만의 경험에서 얻어진 것이어서 독특한 개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강정이 작가의 첫 산문집인 《달을 찾아 나서다》는 고백과 토로의 문학인 수필을 통해 시적인 감흥을 살려내고 있다. 작가는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과 어른이 되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삶의 기억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글은 이성을 벗어나 매우 감성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글 속에서 적절한 시의 인용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화적인 성품을 통해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이처럼 투명함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강정이의 수필에는 감성 언어로 빚는 싱그러움과 꿈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