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 ; 도깨비불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미스터리에서 발견하게 된 뜻밖의 따뜻한 소설임시수사팀이 꾸려지고 한 달, 실종된 아이, 지유의 행방이 묘연하다. 담당 형사 고광춘은 강화도의 유명한 무당인 영지를 찾아간다. 물건을 매개로 육신에 빙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영지는 지유의 내면으로 들어가지만, 지유는 동화 속처럼 꾸며진 내면에서 영지를 쫓아내고…. 지유 부모의 의심과 불신 속에서 간신히 지유의 몸에 빙의한 영지, 그녀는 지유가 원래 지유의 방과 똑같이 꾸며진 곳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체 누가, 왜 아이를 납치한 걸까.이 책 『증발: 도깨비불』은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며 영화연출을 공부하고, 틈틈이 글을 쓰던 작가 민려의 첫 장편소설이자, 교보문고가 주최한 제7회 스토리공모전 수상작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뒤로한 채 무당이 된 영지와 아들을 잃은 과거를 가진 고광춘 형사. 아이의 실종으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삶 자체가 파괴되어 가는 지유의 부모, 향리와 종석.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영지는 지유의 물건을 통해 아이의 육신에 빙의하여, 어른들은 몰랐던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그렇게 서로는 하나하나 오해의 실타래를 풀어가며 서로를 위로하고 인간성을 회복해간다. 이 작품은 아이의 실종을 중심으로 유괴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상처받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회복해가며 보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쉬는 틈이 없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시각을 비판함과 동시에 자식에 대한 모성,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꾸리게 된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리가 따뜻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으려면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영매가 유괴된 아이를 찾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스터리를 흥미진진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지독하게 상처 입은 주인공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한 가족을 보듬는 이야기가 와닿는다. 유괴된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영매가 된 모성, 빙의 후 상처받은 아이의 영혼을 감싸 안는 위로, 그리고 그렇게 다시 하나가 되는 가족…. 결국 영매가 해결하는 미스터리란 오히려 산 사람을 위로하고 그 위로의 과정에서 인간성을 회복시켜 주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다. 미스터리에서 발견하게 된 뜻밖의 따뜻함이 놀랍다._ 배상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