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노래
“젊은 시절의 꿈을 비록 이루진 못했어도 내가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루어 주었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정선아리랑을 목청껏 부르던, 이젠 없어져 버린 영동선의 마지막 완행열차처럼. 춘천 소양강의 서럽도록 시린 물은 석양의 붉은 노을을 품고 죽음의 동반자가 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때의 진주빛 이슬 같은 소주 한 병은 죽음의 시도에 참으로 정의로웠던 것일까? 나는 지금도 낙엽이 다 떨어져가는 11월 30일이 되면 덕수궁 정문 앞을 서성인다. 하얀 백합 한 송이 심은 붉은 장미 다발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