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작가선 - 고대부터 근대까지
이 책은 일본 여성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을 고대부터 근대까지 정리하여 시대적 배경과 함께 읽고 감상함으로써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일본문학사의 큰 흐름들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일본문학사를 다룬 책이나 시대별 작품선은 많지만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여성작가를 전부 다루고 텍스트와 함께 실은 책은 많지 않다. 또한 젠더 문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일본의 여성사, 여성문학, 여성작가들을 살펴봄으로써 일본인들의 보편적 감성과 젠더의식, 공감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일본여성작가들, 여성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출실히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성운동가이며 평론가였던 히라쓰카 라이초(1886~1971)는 1911년 일본 최초의 여성잡지 ≪세이토(靑鞜)≫를 발간하며 ‘태초에 여성은 태양이었다’라고 썼다. 그의 말처럼 7세기 이전까지 여성과 남성은 비교적 동등하고 평등한 삶을 살았으며 많은 여성 수장들이 존재했다. 스이코천황, 지토천황 등의 여성 천황과 그들을 보필했던 누카타오키미 외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읊은 시가 ≪고사기≫와 ≪만요슈≫에 남아 있다.
하지만 강화되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만연해졌고, 일본 여성작가들은 부당한 사회제도에 맞서 싸우거나 시대에 순응하고 버텨내며 문학활동을 이어갔다. 그들의 문학적 성과는 빛났지만, 그들 중 작가로서 제대로 인정받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예컨대 일본의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된 작가는 고전에서는 무라사키 시키부와 세이 쇼나곤, 근대는 히구치 이치요와 요사노 아키코 정도일 것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일본문학 속 여성작가에 주목하여 시대에 순응하거나 맞서 싸웠던 그들의 역사를 톺아보기 위한 자료로서 각 시대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여 번역하고 해설을 시도한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 일본 여성작가와 문학의 텍스트 읽기가 깊어지기를, 일본여성문학의 역사성과 현대성 및 특수성과 보편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지기를 기대한다.”(뒷표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