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종영 작가의 시집 『가가 을이다-박치기 하이쿠』는 함축미가 가져오는 선명한 이미지가 번개처럼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일상의 짧은 순간을 묘사하는데도 사물의 본질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시인의 깊은 침묵의 사유가 만들어낸 열입곱 자의 세상은 우리를 노·장의 선 세계 속으로 성큼 이끌면서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을 만들며, 새로운 길을 만들며 걸어가고 있다. 특히 ‘박치기 하이쿠’라는 부제가 붙은 이 풍자 하이쿠 시집은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시간과 장소로 우리를 데려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허위를 통렬하게 까발리고 조롱하고 있다. 시인 특유의 역설과 반어, 과장과 축소의 말투는 건강하지 못한 미친 시대에 통렬한 일침을 던지고 있다.
김성달(소설가)
목차
저자 소개
작가의 말
추천의 글
가을 아이가?
가을 아이가?
가을 맞지유?
가을 맞지비?
가을 맞아요.
가을이랑께.
가을이라예.
가을여 아녀?
가을 아닝교?
쫑간나 가가
가을입니다.
눈 씻고 봐도
거기 모였네.
왜 몰랐을까?
농담이 팔할
한 수 배웠소.
언니 기다려!
나 순살이야.
나 믿습니까?
이게 말이여.
그네 말이여.
내가 말이여
내 말은 말여
사과합니다.
사과 좋아요.
받침 빠져도
으째 쓰가나.
사과합니다.
수사하세요.
이를 우짜노.
어지러운께
별걱정 말랴.
그게 그거랴.
한번 집 나간
이를 어쩐댜.
술일랑셍이
나이 오십에
불통 박그네
콕시듐 걸린
비문 박그네
붉은 머리띠
귀가 안 좋아.
누굴 탓하랴?
왼손 검지에
무미건조해
두드러기가
꽉 막힌 그녀,
정말 모를까?
재밌었어요
증말 그럴껴!
이놈 방자야,
이년 향단아,
뭐하는 짓여,
꼴 보기 싫어
니 맘대로 해
잘한다 잘해
소요죄 적용?
병신년에는
산막이 옛길,
다 얻을 수도
내 머리 위에
다 장난이야.
또 장난이야?
뭐, 웃기지 마?
나를 말리다
덥다는 민원
종로3가역!
게이트 넘다
게이트 넘다
게이트 넘다
자는 것처럼
애 밴 것처럼
욕심 많은 개
택배가 가네
한반도에는
진박이 뭐여?
우끼지 않나
그네를 뛰네
말랑말랑한
진돗개 주인
차 놓쳤다고
임 떠났다고
청령포 왔슈,
당신 그리며
아이쿠 고씨.
숨도 막히고
찍은 사람도
이게 나라냐?
가만있어라?
세월호 천일!
천변 물억새
유신의 잔뇨
한번 드 가면
기도했겠지
나는 모른다?
소환도 거부
돈 준 재벌들
진보와 보수
시간 끄는 겨?
대권 꿈꾸는
노망난 김씨,
욕심을 버려
태극기 갖고
오방띠 그네
눈 오신 천변,
눈 오신 천변,
지문을 찍듯
가지 않으리!
노숙자 양반,
참 좋은 세상!
돈이 정의여!
저기 좀 봐봐!
그네가 만든
간 보는 거여?
주사도 약도
정치도 말도
미련을 버려!
누가 뭐라든
눈에 안 보여?
그만둔다고
조용히 살어.
기가 막힌 건
닭이 웃을 일.
맛이 갔구만
트럼프 알어?
소녀상 보구
아벤지 뭔지
세상 말세여.
못사는 나라
막가자는 겨?
흰두루미와
얼어붙은 강
오늘도 간다.
추잡한 것들!
다 내려놓고
블랙리스트!
판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