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소설은 어느날 어머니가 평양에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안 한 50대 남자가 어머니를 만나고 온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우리나라엔 분단문학이라는 것이 있다. 이 소설을 그런 범주에 넣으려면 안 읽는 게 좋을 것이다. 싱거울 테니까. 재미도 없다. 기대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십대 때부터 소설을 써왔다. 사십이 넘으면서부터는 소설 이외에 다른 글도 무수하게 써오면서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소설의 소재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 땅에서의 글쓰기, 글쓰는 사람, 이땅에서의 소재를 말하는 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어떤 소재를 선택해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지만 제법 그럴 듯한 생각을 해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의 맨 나중에 결론처럼 남는 것은 내가 여지껏 살아온 나라의 분단 체제였다. 그것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히 이산가족문제는 생각할수록 기가막힌 소재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와 있었으므로 더욱 그랬다. 그리고 그런 생각 이후에 나온 것이 이 작품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끝나지 않은 전쟁 운운하는 진부한 감수성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분단문학 어쩌고 하면서 정해진 잣대를 들이대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편지를 어머니에게 전해주고 왔고, 이 소설은 독자에게 드리는 나의 편지이다.

저자소개

목차

프롤로그

아버지의 편지
예수님보다 부처님을 더 좋아했던 평양 아줌마
당신 간첩이야?
구해준 이유
한 가지 방법
편지를 전달하러 평양으로 들어가는 부부
모스크바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틀림없는 한국인들
그곳에 한 노파가 있었다
내가 평양에 갔다 왔어도 아무렇지 않은 서울
작가소개